샘복지재단 3+4월 소식지 [왕진가방 속 편지]

2008. 1. 2. 15:43뉴스레터

 

여기는 만주벌판의 중심지 심양입니다."

 

*중국 심양사랑병원은 조선족 의료봉사를 위해 2003년에 세운 '사랑의 왕진가방' 병원입니다.

 

사랑병원이 설립된지 이에 만 3년이 되었네요. 어린아이로 치면 이제 3살 밖에 안되어 외형도 초라하고 모진 바람에 기우뚱 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어느덧 이 중국 땅에 조금씩 뿌리를 내려가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아니 이제 막 싹이 텄다고나 할까요! 중국 땅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기도하는 것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우리가 이들이게 그 분의 선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단지 이 땅을 밟고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를 찾을 수 있겠지만 좀 더 구체적인 것을 간구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주신 마음 중에 하나가 이곳의 젊은 의료인력을 그 분의 이름으로 키우는 것이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 건물도 사라지고 물질도 사라지지만 사람을 바로 세워놓으면 그 사람뿐만 아니라 그 사람을 통해 주위 여러 사람에게 많은 좋은 영향력들을 줄 수 있습니다. 이 배가의 원칙은 여러분들에게나 저희들에게나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문화와 생각구조가 다른 이곳에서 그것을 실천한다는 것은 많은 인내와 자기부인이 필요하더군요.

 

아마 2,000년 전에 이 땅에 오신 그 분도 사람들의 문화와  생각구조를 알기위해 먼저 30년을 투자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말과 소가 지나가는 길에서 같이 뒹굴고, 깔깔대며 웃고, 뿌연 강에서 같이 목욕하고, 같이 먹으면서... . 참 현명하신 분이셨습니다. 우리가 가진 이 우월감을 벗어 버리고 그분처럼 이들의 친구로 여겨지는 날이 언제쯤일까요? 그때는 이들의 편에 서서 이들이 땅에침뱉는 것을 문화수준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먼지가 많아서 그렇다고 변명해 주겠죠.

 

이번 1월 달에 조선족 인턴 실습생 2명이 저희와 합류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조선족이 많은 연변지역을 방문하였습니다. 원래는 남자 의대 졸업생 2명을 구하려 하였으나 자매 2명과 연결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나중 그들의 간증을 들으며 '이것이 그분의 인도하심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두 사람은 1년 차이로 같은 의과대학 5년을 졸업한 선후배 관계였습니다. 그들은 지난 해 의과대 연구생(대학원)으로 지원했고 시험을 준비하면서 서로 알게 되어 몇 번 만났다고 했ㅅ브니다. 그러나 시험문제를 돈으로 사서 준비하는 일반학생들의 부정을 보고 '믿음을 가진 자로서 부정을 따라 할 수 없으니 그 분 앞에 정직하게 시험을 치자'고 서로를 격려하며 시험을 준비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둘 다 시험에서 떨어졌고 각자 다음 진로를 찾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연변에 갔다가 한 회사의 소개로 이중 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고 연변에서 돌아온 후 10일 뒤에 평소 알고지내던 지인에게 "혹시 아는 의대생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하려고 전화를 했다가 둘 중 나머지 한 명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로 다른 분의 소개로 이 두 명이 우리와 연결이 된 것입니다.

 

남자 2명을 고용하려던 계획은 단지 우리의 계획이었고 결국 구분의 계획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들은 우리 병원에서 일해왔던 남자 인턴실습생 1명과 함꼐 이곳에서 2년간 교육을 받고 중국의사면허를 취득한 후 3년째에는 한국으로 보내어 1년간 연수시키고자 합니다. 먼저는 그들의 무릎꿇음의 응답으로 저희를 사용해 주신 위에 계신 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늘 기도로 함꼐 해 주시는 후원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분이 사람을 세우고 사용하는 데 있어서는 빈부나 성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분을 향한 마음이 가장 우선됨을 재차 깨닫게 된 사건이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들을 통해 신실하고 정직한 일꾼들을 계속해서 키워내길 소망합니다.

 

심양사랑병원에서 정요셉(가명)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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