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복지재단 2010 여름 정기 소식지] 단동에서 온 편지

2010. 6. 22. 15:05뉴스레터

 

 

단동 영천 식품입니다.
올 겨울이 유난히 추워서 봄이 많이 기다려 집니다. 어제 비가 온 후 오늘은 날씨가 화창합니다. 온도도 섭씨 10도정도가 되었습니다.

올 겨울은 예년에 비해 온도가 두배이상 낮아 추운 겨울을 지냈습니다. 땅 밑에서 얼음이 얼어 땅이 쏟아올라서 땅과 닿아있는 문은 열리지 않았고 공장대문의 기둥도 쏟아올라와 직원출입문이 열리지 않게 되었지요. 식당쪽은 수돗물이 얼어 겨울 내내 물을 통에 받아쓰고 있었지요.

 

저희 공장에서는 지난주에 강건너에 사랑의 영양죽 원료 3개월 생산분을 포장해서 보냈습니다. 원료 구매는 본부행정에서 하고 이곳 공장에선 포장을 해서 운반을 하고 있습니다. 원료가 보내져 영양죽이 생산이 되어 어미품에서 죽어가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준다고 생각하니 보람을 느낌니다. 또한 더 많은 아이들에게 이 제품이 전달되어 그들에게 희망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이곳에선 지금 땅콩을 원료로 하는 제품은 시험생산이 끝나서 본 생산에 들어가려고 합니다. 그런데 작년 년말에 자동 포장기 한대를 교체하려고 주문을 했는데 20일 후에 도착해야 할 기계가 2달이 되어서야 도착을 했습니다. 중국의 만만디 문화를 체험하는 기간 이었습니다. 또 기술자가 와서 기계를 셋팅하는데 1개월이 지났습니다. 지금도 포장기 접착부분에 문제가 있어 부품을 바꾸고 기술자를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만민디의 문화를 경험하며 마음 한편으론 거래처에 대한 실망과 갈등을 느끼기도 합니다. 또한 기계를 기다리며 기술자를 기다리며 이곳 삶의 한부분이 기다림이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기다림이 더욱 풍성함으로 또한 생명으로 다가올 것을 기다리며 소망하고 있지요. 지금도 자동 포장기를 자체적으로 계속 시험하고 있습니다. 빨리 정상적으로 작동이 되어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티에도 보내지고 또 세계 곳곳의 아이들에게 보내져 생명을 살일뿐 아니라 제품이 가는 곳곳마다 좋은 소식도 함께 전해져 윗분의 사랑이 편만히 퍼져 나가기를 소망합니다.

 

이제 봄이 왔습니다. 더욱 많은 것들이 활기차게 움직이고 변화할 것을 기대하며 이곳 공장의 일들도 활기차게 돌아갈 것을 기대하며 또 그렇게 하실 윗분을 바라봅니다. 옆 학교 운동장에서 들리는 스피커 소리도 그렇게 소란스럽게만은 들리지 않습니다. 저 곳의 아이들이 사회주의 사상을 배우지만 머지않아 좋은 소식들로 채워 지리라 소망해 봅니다. 이곳을 위해 응원하며 항상 손모아 주심에 감사합니다.


단동에서..... 2010년 03월

 

 

나는 경력을 높이는 사람인가, 하나님을 높이는 사람인가

미국에서 대학 공부를 마치고 의대에 진학을 준비하던 24살 '장인환'입니다. 제가 단동복지병원에 오게 된 것은 의대 진학을 위한 면접을 마치고 최종발표에서 떨어질 것을 염두해두고 다음 지원할 원서에 의료봉사 경력을 첨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6년 만에 미국이 아닌 곳에 나온 저는 심양공항에서 택시를 타자마자 후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당장 페차장에 가야할 것 같고 한 안전밸트가 제대로 없는, 그리고 바퀴에 공기가 제대로 들어있지 않은 택시를 타고 2시간 반 정도 고속도로를 달렸고, 시내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무질서한 도로상황에 왜 미국의 중국인 친구들조차 제가 중국에 가는 것을 걱정해주었는지 뒤늦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단동에 온지 4주째가 되던 어느 날, 지관성에 '물댄동산'(무료왕진프로젝트)을 다녀오며 3시간을 달려 1명의 환자를 간단한 진료만을 하고 돌아왔던 그 일을 보며 이렇게 비효율적인 의료선교를 하는 저들의 사역이 허무하고 한심해보이기 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 단동에서의 한 달은 배움과 깨달음으로 가득찬 시간이었습니다. 열악한 곳이었지만 선하고 훌륭하신 선생님들 사이에서 아름다운 일들을 볼수 있었고, 이런 소중한 체험들을 통해서 깨달은 것은 하나님은 제가 의료봉사자로 기대했었던 것들보다 하나님 보시기에 부족했던 부분들을 채워주셨다는 것입니다.

 

제가 이곳에 처음 왔을 때 안전벨트 없이 고속도로를 달리는 택시 안에서 느꼈던 충격과 공포만큼 단동에서 경험한 진실된 감동과 새로운 비전은 제가 짧은 기간이었지만 미국으로 다시 돌아갔을 때에 제가 소중히 간직할 삶의 목적과 버팀목의 근원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제 저는 미국으로 돌아가 의대에 붙을지 않을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직장을 갖게 되더라도 꼭 성공해서 하나님 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우수한 인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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