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2. 13. 11:25ㆍ뉴스레터
물 댄 동산
* ‘물 댄 동산’이란 단동병원의 현지 의료진이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외부에 나가 의료 봉사를 통해 주변 사람들을 섬기며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왕진 프로젝트입니다.
매주 수요일, 목요일은 단동복지병원 의료진이 ‘물 댄 동산’ 왕진을 나가는 날입니다. 시작한 지 한 달 정도 지났을 무렵 어느 할머니 한 분이 찾아 와서 딱한 사정을 들려 주셨습니다. A지역의 한 형제가 집에 몸 져 누워 있는데 몇 년째 고생을 심하게 하여 이제 곧 죽게 되었으니 제발 한번 와서 보아 달라는 것입니다.
왕진을 약속한 후 지은 지 30년이 다 되어가는 허름한 집에 저희 의료진이 처음 방문했을 때, 연로하신 부모님의 주무시는 곳 옆에 놓인 소파에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누워 있는 형제를 발견했습니다. 몇 년 전부터 당뇨병을 심하게 앓고 있는 B형제는 2년 전 왼쪽 발목 골절상까지 겹쳐서 상처의 치료는 고사하고 누워서 지내는 게 일이었습니다. 환자의 아내는 이혼해서 떠나 있고 환자는 최근 두 달 동안 인슐린 처방마저 끊고 있어서 비상사태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환자의 입원 과정에서 몇몇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입원비와 치료비 등은 물론 모든 소요비용 그 이상을 보증금 명목으로 미리 받는 다른 중국 병원들과 달리 우리 병원은 중국과 외국의 우수한 의료진이 친절히 환자의 편에 서서 불필요한 검사, 반강제적인 장시간의 입원기간 등도 없으며 형편이 어려운 환자의 경우 병원 복지과에서 돕습니다. 저희 생각에는 환자가 입원을 하고, 의료진이 충분히 진료하고, 복지과에서 돕고, 등등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줄 알았는데 제동이 걸린 곳은 환자의 가족 측이었습니다.
대소변을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환자가 입원하면 부모는 안 되더라도 네 명이나 되는 환자의 형제 자매들이 보호자로 교대로 와서 입원한 B형제를 돌봐주겠거니 생각했고, 현재의 가정 형편을 충분히 고려한 결과 한 달 예상 진료비 5,000위안(미화 약 $690) 대부분을 병원 복지과에서 보조하므로 그 중 일부인 몇 백 위안 정도는 가족들이 나눠 부담하겠거니 했는데 조금도 부담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전해오니 답답할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이 형제를 그냥 버려두지 않으실 거라는 확신 가운데 B형제 가족들을 설득하며 동의를 구하고, 후원인들을 구하는 데 3주가 걸렸고 후에 다시 입원이 결정되었습니다. 치료비의 일정액을 나눠 도울 사람을 찾고, 저희 측에서도 복지과가 일정액을 돕기로 하였습니다.
지금은 다시 입원한 지 20여 일이 지났습니다. 누워서 앰뷸런스에 실려 왔던 이 형제는 지금 병원 1층 복도를 휠체어를 혼자서 밀고 다니면서 걷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B형제가 혼자서 거동을 자유롭게 하고 당뇨병에 대한 충분한 지식으로 스스로 몸을 관리할 줄 알며 가벼운 육체 활동도 가능한 상태가 되어 필요한 직업을 가지게 될 날도 멀지 않아 보입니다.
이곳은 B형제와 같이 2~3개월의 단기간의 의료 서비스만으로도 얼마든지 호전될 수 있지만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환자들이 많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이들을 위해 사랑으로 돕는 손길이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단동복지병원 ‘물 댄 동산’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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