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2. 13. 11:16ㆍ뉴스레터
60년 만에 다시 밟은 땅
아, 그곳 평양
샘사랑 평양제약공장 완공식 참관 일행으로 북한 평양의 땅을 밟게 되었다. 기나긴 기다림이었다. 고향인 평안북도 선천을 떠나온 지 60년 만의 고향 방문인 셈이다. 열흘 전부터 설렘과 초조함으로 잠을 설쳤다. 불확실의 상황 가운데에서 일정과 계획을 세웠다 지우기를 수없이 반복하다보니 또한 수없이 잠을 설칠 수밖에 없었다.
한국과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호주, 뉴질랜드 등 세계 각지에서 출발한 61명의 샘복지재단 방북단은 2007년 11월 30일 중국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모여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으로 공식적인 일정을 시작했다. 이튿날 아침 우리를 태운 고려항공 민항기는 1시간 만에 평양 공항에 도착했다.
평양 주민과 인도네시아 대사관 일행 그리고 몇몇 외국인과 함께 드린 주일 예배, 그리고 칠골교회 성가대의 반주로 시작된 성찬예식. 우리에게 북한에서의 성찬은 처음이었고, 칠골교회 성가대원들에게는 성찬이 평생 처음이었다. 그래서였는지 나라와 통일을 위한 기도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남북한 지도자들이 하나 되길, 남북한 교회가 하나 되길 그리고 무엇보다 남북이 하루 빨리 하나 되길... 많은 칠골교회 성가대원들이 눈시울을 여몄다. 나도 터져나오는 눈물을 손등으로 닦아 내며 머리를 감싸고 간절한 기도를 올렸다. “하나님, 당신의 백성들을 기억하시고 당신의 땅을 거룩하게 회복시켜 주옵소서.”
이번 평양 방문의 목적인 샘사랑 평양제약공장 개원식에 참석했다. 분홍색으로 예쁘게 단장한 제약공장. 한국, 미국, 호주 등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8천여 샘복지재단 후원자들의 기도와 눈물과 후원의 결실을 보며 감사와 감격의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건물 전체에 청정 시설을 설치해 무균 처리한 최첨단 시스템은 북한에서 유일한 설비라고 했다. 이곳을 통해 사랑의 영양소와 항생제가 공급되면 영양 결핍으로 죽어가고 각종 병균으로 소멸하는 어린 생명들을 살릴 것이며 임신부와 산모의 건강을 책임지게 될 것이다. 겨자씨의 결실을 이루어 갈 것이다. 누룩처럼 은밀히 평양은 물론 북한 전역으로 사랑을 전해 나갈 것이다.
“믿음이란 변함이 없는 진리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이 믿는 하나님께 이곳을 떠나 고국으로 돌아가서도 어려운 가운데 있는 조국의 번영과 통일을 위하여 기도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방북기간 내내 우리를 안내하고 감시하던 안내원이 헤어지기 전 건넸던 말은 아직 내 귓가에 남아 메아리로 잦아들어 간다.
글_이요셉(재미동포) 사진_사업팀장 문병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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