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26. 10:39ㆍ뉴스레터
미국 USC 지부에서 온 편지
따뜻한 봄이 시작되려던 3월 어느 날, 미국으로부터 소포 한 박스가 샘복지재단 한국본부 사무실로 도착했습니다. 작지 않은 크기의 박스 안에 들어있는 것이 무엇인지 너무나 궁금했던 우리는 조심스레 박스를 열어보았습니다. 숄 2개, 목도리 3개와 처음엔 장갑인줄로만 알았던 덧신 9켤레, 비니 1개가 함께 고이 포장되어 온 것이었습니다.
옷 외에 발견된 것은 작은 메모 한 장이었습니다. 큰 어른이 신기에는 조금 작아보였던 덧신 위에 붙어있는 노란색 부착 메모지에는 '뒷 부분은 늘어나게 되어 있으니 아주 큰 사람 아니면 다 신을 수가 있습니다'라고 적혀있었습니다. 아마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극심한 추위를 견뎌내야하는 북한 동포들을 위해 보내주신 것 같다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누가, 어떻게 보내게 되셨는지에 대해 궁금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미국 USC지부에서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편지글)
김경환 본부장님, 이곳 LA에 매월 정기적으로 후원하시는 Judy Jones라는 한국분이 계십니다. 지난 달에, 손수 짜셨다는 덧신 9켤레와 목도리 4개, 그리고 양말, 비니 등을 소포로 저희에게 보내셔서 단동병원에 전달해달라고 하셨습니다. 탈북자들과 조선족들을 위해서 준비하신 것이랍니다. 실은 단동복지병원 C 원장님 편에 보내드리려 기다렸었는데 알고보니 이미 떠나신 후라서 박세록 장로님의 권유를 따라 한국으로 보내드립니다. 기회 되실 때 단동병원에 전달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혹 불편을 끼쳐드리는 건 아닌지요.
주님의 인도하심이 늘 목사님과 함께 하시기를...
USC 지부장 신승호 올림
알고보니 직접 짜서 보내주신 덧신과 목도리였습니다. 보통은 입던 옷이나 필요한 것들을 구매를 해서 보내주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렇게 직접 만들어 보내주신 분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이젠 따뜻한 봄이 찾아왔지만 북녘은 아직 생각보다 많이 춥습니다. 여전히 아픈 우리 동포들을 선한 방법으로 돕는 마음들이 계속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중국본부 소식
<동토의 땅에서도 묵묵히 하나님은 역사하고 계셨습니다>
(3+4월 호에 이어서)
저녁식사 중, 그곳 H 사장님으로부터 듣는 현장에서 성령의 역사가 나타나는 얘기, 교회에 나간다는 이유로 시말서를 3번 씩이나 쓰면서도 조선족 학교 교사로서 신앙인의 자세를 꿋꿋이 지켜온 B 선생님의 이야기, 칠순의 나이에 아직도 강변을 넘나들며 사명감을 가지고 복음과 물질의 도움을 전한다는 어느 할머니의 이야기 등을 함께 둘러앉았던 그곳의 젊은 사역자들을 통해 이루어가실 하나님의 구속사역에 대한 기대에 먼 길에서 오는 피로도 씻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행 20:24) 어느 순간 이 말씀을 되뇌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감사한 것은 저 동토의 땅에 신음하는 내 민족을 위해 묵묵히, 그러나 끊임없이 역사를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을 발견하는 은혜 주시어 감사, 마치 전초기지처럼 단동병원을 압록강변에 있게 하시는 하나님의 계획하심에 감사, 그 중에 쓰임 받음에 감사, 화장찬 날씨도 감사, 쿠션이 낡아 오랜시간 오가는 길 허리가 아파 불편한 차도 감사, 이제는 서투른 나의 몇 마디 중국말도 잘 알아듣는 운전기사도 감사, 돌아오는 길은 모든 것을 가능케하시는 하나님의 섬세하신 인도하심에 감사드렸습니다.
"네가 만일 잠잠하여 말이 없으면 유다인은 다른데로 말미암아 놓임과 구원을 얻으려니와 너와 네 아비집은 멸망하리라. 네가 왕후의 위를 얻은 것이 이 때를 위함이 아닌지 구가 아느냐"(에4:14)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이 하나님의 이 일을 위한 축복이 아닐지, 영적 둔감으로 인해 때를 놓치는 일은 없는지 다시 한 번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리도 춥더니 단동에도 이제 봄이 오고 있습니다. 들녘에서 올 한 해의 풍년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구슬땀을 흘리며 준비하고 있는 농군들의 모습에서 어릴 적 읽었던 소설 '대지'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됩니다. 지난 해에도 수십명의 북조선 형제, 자매님들이 단동병원 '사랑의 집'을 다녀갔습니다. 한 점의 물건이라도 더 가져가기 위해 이마에 구슬 땀을 흘리던 그들의 절실했던 눈빛과 감사한 마음으로 꼭 잡았던 거친 손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이 봄에 많은 이들의 마음이 주님의 사랑으로 채워져 '사랑의 집'이 사랑의 물건들로 다시 차고 넘치기를 소원합니다. 지난 계절 동안 겪었던 모든 갈등과 고뇌가 눈녹듯 사라지고 새봄의 맑고 아름다움처럼 우리 모두 하나님 앞 지성소에서 새로운 영의옷을 입어 우리 샘복지재단이 날로 새로워지기를 멈추지 않기를 소원합니다. 하나님의 북조선을 향한 구속사역 안에 쓰임받고 있는 단동병원임을 믿기에 이곳 생활에서 오는 부족함과 불편함 중에서도 감사가 있고 내 가족마저도 이해 못하는 기쁨이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오늘의 의미를 순간 순간 발견하게 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하며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이곳 소식을 전합니다. 단동병원 사역자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묵묵히 참고 견디며 소명을 다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기도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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