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복지재단 5+6월 소식지 [왕진가방 속 편지 1]

2008. 1. 3. 10:37뉴스레터

 

"한 알의 항생제라도 아쉽습네다"

 

 

 

어제 저녁 긴급하게 약을 구하기 위해서 북한의 양강도에 있는 한 진료소에서 중국으로 나온 북한 주민 이진숙(가명) 자매를 급히 만나 보았습니다. 현재 아버지가 폐렴에 시달리고 있는데 항생제를 전혀 구입할 수 없어서 아버지의 생명을 구하고자 위험을 무릅쓰고 왔다는 자매의 이야기를 들으며 북한의 암울한 의료현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중앙 정부로부터 시 인민병원으로 매달 들어오는 약품은 2~3일이면 동이 나기 일쑤고 군 진료소에서는 약품을 구경도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때 그때 필요한 약품들은 주로 비밀리에 열리고 있는 장 마당에서 중국산 약 등을 구입하여 병자를 치료하고 있는데 돈이 없는 자신의 처지로는 약을 구할 수도 없다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감기였지만 잘 먹지도 못하고 치료도 제 때 받지 못하는 바람에 기침이 심해져 결국 폐렴으로까지 발전해 버린 아버지. '어떻게 하면 아버지의 생명을 살릴 수 있을까' 하다가 강 건너 중국에서는 약을 구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약품을 구하러 왔다는 것입니다.

 

자매와의 대화 중에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작년 여름 중앙 정부로부터 빨간 십자가가 박힌 왕진가방 50개를 받아 환자 치료에 매우 유용하게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오랜만에 만져보는 청진기 및 혈압계와 같은 기구들과 약품들은 너무 귀한 것들인지라 가문에 물 만난 듯 금방 다 써버렸다고 합니다.

 

기가 막히게도 이것은 '사랑의 왕진가방'이 작년 초 북한 보건성에 기증한 1만 개의 왕진가방 중 일부였습니다. 그 자매도 그것이 바로 '사랑의 왕진가방'에서 보낸 것이라고 하니 더 큰 감격을 받은 듯했습니다.

 

배달 받은 왕진가방의 약품은 한 달도 안 돼 이미 동이 났고 가방 안의 물품들을 재보급 해 준다는 말에 지금도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바라기로는 이 왕진가방과 같은 약품 배급이 좀 더 신속하고 풍부하게 이루어져 약품이 없어 죽어가고 있는 북한의 저소득층 주민들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 더욱 잘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다시 북한 땅으로 돌아가는 자매의 배낭 속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항생제와 비상약 등을 한 보따리 넣어주며 그를 위해서 기도하였습니다.

 

-중국 A시 '사랑의 왕진가방' 진료소 담당자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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