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복지재단 11+12월 소식지 [왕진가방 속 편지]

2008. 1. 3. 15:32뉴스레터

 

국경의 장발장들

 

즘 저희 진료소에는 머리가 터지고 다쳐서 치료를 받으러 오는 지역 주민들이 많습니다. 사연을 들어본즉, 한밤중에 도둑들이 들어와서 물건을 훔쳐가다가 잠자던 주인이 깨면 무참히 때리고 도망을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 도둑들은 바로 배고픔을 견디지 못해 강을 건너오는 북한 주민들입니다. 먹을 것을 찾아 온 이들은 예전과는 달리 각박해진 인심에 식량을 구하기가 쉽지 않자, 절박한 마음에 밤을 틈타 담을 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러다가 들키는 날에는 강제 송환과 엄한 처벌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과하게 손을 쓰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밤중에 날벼락처럼 다치고 상처를 입는 이곳 주민들이 많은데 이런 일들로 가뜩이나 강을 건너온 사람들에 대해 감정이 좋지 않은 지역 주민들에게 인심마저 잃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지난 여름의 홍수로 식량 사정이 더욱 나빠져서인지 이런 범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곳도 중국 전역을 휩쓰는 도시화의 바람으로 도시로 떠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자녀 교육과 성공의 욕구가 강한 조선족들은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떠나 예전 절반 가까이 되던 조선족의 비율이 낮아져 요즘엔 거의 대부분의 주민들이 한족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식량을 찾아 강을 건너 오는 북한 주민들에 대해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이런 야박한 주위 환경 속에서도 북한의 식량난민들을 따스하게 보살피는 무리가 있습니다. 5~6년 동안 성경공부 속에서 구원 받은 중국 현지 주민들입니다. 자신의 척박한 생활 속에서도 북한의 처절한 울부짖음에 구호를 아끼지 않는 중국 현지 교인들의 수가 점점 증가하길 기도합니다.

 

중국 집안 진료소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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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동안 기도하며 기다리던 동네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험한 시골이지만 인심은 좋은 곳입니다. 하지만 이곳도 북한 사람들이 들어와서 소를 잡아 야산에서 몰래 잡아 먹고 가고, 힘들게 키운 농작물들을 훔쳐가는 경우가 많아 강 건너 주민들에 대한 인식이 많이 나빠졌습니다.


얼마 전에는 단동복지병원 직원 자매의 부모님이 직접 키우시던 소를 강 건너 온 이들이 잡아가 버리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마을 주민들의 협조로 금세 되찾을 수 있었지만 훔친 이들은 벌써 도망을 간 뒤였습니다. 심방을 해서 위로를 해 주자, 그나마 빨리 소를 찾게 되어서 다행이라는 이야기를 하며 그래도 불쌍한 사람들이 오죽 배가 고팠으면 그랬겠냐며 도둑들을 이해하며 용서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점점 각박해져 가는 인심 속에서 그래도 어려운 처지의 이웃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귀중하게 비쳐졌습니다. 이들이 예수님을 알고 주님의 사랑으로 이웃을 포근히 감싸 안는 사랑의 전도사들이 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엿보게 되어 주님께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중국 장백 진료소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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